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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랫동안 '생각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았는데, 실제로 움직인 날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그
러다 우연히 오래된 노트를 꺼내 봤고, 거기서 꽤 민망한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이미 아이 둘을 키우며 해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계획 속에서만요. 그 노트가 계기가 됐습니다. 생각과 현실의 간격이 얼마나 벌어졌는지 처음으로 직시하게 됐습니다.

솔직 고백: 저는 '해야지'를 가장 많이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것저것 관심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보면 눈이 갔고,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돌아보니 그 관심의 대부분이 '해야지'로 끝났습니다.
운동해야지, 공부해야지, 글 써야지. 이 말을 몇 년째 반복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게으름이 아니었습니다.
시작하려는 순간마다 '잘 할 수 있을까', '괜히 시간 버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상태를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라고 부릅니다.
분석 마비란 선택지나 가능성을 과도하게 검토하다가 오히려 아무 결정도 내리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는 이 상태가 꽤 오래 지속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한 역설이 생겼습니다.
준비를 더 많이 할수록 오히려 시작은 더 늦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한 시작점을 찾으려다 보니 타이밍을 놓쳤고,
그 사이에 의욕 자체가 식어버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제 경험상 '조금 더 준비해서 시작해야지'라는 말은 거의 대부분 '결국 안 한다'와 같은 의미였습니다.
오래된 노트를 보고 웃다가 멈춘 것도 그 이유였습니다. 웃기긴 했는데, 웃고 나니까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노트 속 계획들 중에서 제가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이 얼마나 됐는지 떠올렸을 때, 솔직히 좀 부끄러웠습니다.
비교검증: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과 실패를 당연하게 보는 것의 차이
일반적으로 실패는 피해야 할 결과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뭔가를 시도했는데 잘 안 되면 능력이 부족한 것 같고,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일 때만 움직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비교해보니 이 두 태도는 결과가 꽤 달랐습니다. 실패를 피하려는 사람은 시작 자체를 미룹니다.
반면 실패를 과정으로 보는 사람은 시작은 빠르고 수정도 빠릅니다.
스페이스엑스(SpaceX)가 초기 로켓 발사에서 연속으로 실패했을 때,
그 팀이 프로젝트를 접었다면 지금의 재사용 로켓 기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재사용 로켓이란 발사 후 회수해서 다시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로켓으로,
발사 비용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차이가 일상에서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할 때 저는 글이 완성도가 높아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초안을 쓰고도 한참 수정하다가 결국 올리지 않은 글이 몇 편 있었습니다.
반면에 '일단 올리고 보자'는 마음으로 올린 글이 오히려 반응이 더 좋았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완성보다 시작이 먼저라는 것을 몸으로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또 하나 검증해 볼 만한 개념이 제1원칙 사고(First Principles Thinking)입니다.
제1원칙 사고란 기존의 통념이나 남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가장 기본적인 사실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접근법입니다.
쉽게 말하면 '원래 그런 거잖아요'라는 말에 '정말 그런가요?'로 맞받아치는 방식입니다.
NASA의 민간 우주 협력 자료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페이스엑스의 저비용 로켓 개발은 바로 이 방식으로 산업 구조 자체를 뒤집었습니다.
이걸 제 삶에 대입해보니 꽤 불편한 질문들이 생겼습니다.
저는 왜 이 방향으로 일하고 있는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 나도 하는 것은 아닌가.
그 질문들을 피하지 않고 들여다봤을 때, 제가 관성적으로 따르고 있던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실전 적용: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실행력 만들기
이론은 알겠는데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저도 그 부분에서 오래 막혔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써보면서 효과가 있었던 방식을 정리해봤습니다.
- 완성이 아닌 시작을 목표로 설정합니다. '글 한 편 완성하기'가 아니라 '오늘 300자 쓰기'처럼 시작 자체를 목표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작다 싶었지만, 막상 하다 보면 300자를 훨씬 넘기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 실패를 기록합니다. 잘 안 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짧게 메모해두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왜 안 됐는지 쓰다 보면 다음에 같은 이유로 미루는 것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 비교 대상을 과거의 나로 바꿉니다. 남들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는지를 보면 금방 지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오래 못 갑니다. 대신 한 달 전의 나, 석 달 전의 나와 비교하면 작은 변화가 보이고 그게 생각보다 큰 동력이 됩니다.
- 몰입도(Deep Work)를 확보합니다. 몰입도란 방해 없이 한 가지 일에 완전히 집중하는 작업 상태를 말합니다. 짧더라도 방해 없는 시간 한 블록을 매일 확보하는 것이 여러 시간 흘려보내는 것보다 실제로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집중 환경 관련 연구에서도 물리적 환경 정리가 집중력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 행동 트리거(Action Trigger)를 설정합니다. 행동 트리거란 특정 행동을 자동으로 시작하게 만드는 사전 신호나 조건을 말합니다. '퇴근하면 바로 책상에 앉는다', '커피를 내리는 동안 글 첫 문장을 쓴다'처럼 조건을 붙이면 의지력 소모 없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다섯 가지 모두를 매일 완벽하게 지키진 못합니다.
하지만 이 중 두세 가지라도 되는 날이 늘어나면서 예전과 체감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야지'에서 멈추는 날이 줄었고, 뭔가 실제로 쌓이는 느낌이 생겼습니다.
결국 실행력은 특별한 자질이 아니라 습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한 준비가 갖춰지길 기다리기보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 하나를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인 출발점입니다.
저도 여전히 '해야지'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이제는 그 말이 나오는 순간을 알아챌 수 있게 됐습니다.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전과는 다르게 움직이게 됩니다. 오늘 딱 하나, 시작만 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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