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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인생 리부트: 마음 & 습관 재설정

직업을 명사가 아닌 동사로 찾아야 하는 이유 (명사, 동사, 성실함)

나코플랜 2026. 10. 1. 18:50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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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을 고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벽에 막힙니다. 머릿속으로는 수십 가지 직업 이름을 떠올려 봐도 막상 "그래서 나는 뭘 하고 싶은 거지?"라는 질문에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 자리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방향을 잘못 찾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직업의 이름이 아니라 하루하루 반복하는 행동을 먼저 봐야 한다는 것을.

     

    직업을 명사가 아닌 동사로 고르는 진로 탐색 방법 정리
    직업명이 아닌 일의 행동과 고통의 역치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진로 선택 기준을 안내합니다.

    직업을 명사로 고르면 생기는 문제

    진로를 고민할 때 우리는 거의 본능적으로 직업의 이름부터 떠올립니다.

    의사, 개발자, 마케터, 유튜버. 이 단어들은 어딘가 완성된 느낌을 줍니다.

    사회적 지위나 수입, 라이프스타일까지 한 단어에 압축되어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 압축 안에 실제 삶이 빠져 있다는 겁니다.

    유튜버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유로운 시간과 높은 수익이 먼저 그려지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현실은 다릅니다.

    매일 아침 소재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카메라 앞에 혼자 앉아 떠들고, 조회수가 빠지면 이유를 분석합니다.

    그 지루하고 때로는 고독한 행동들이 반복되는 것이 유튜버라는 직업의 실체입니다.

     

    직업 심리학(vocational psychology)에서는 이 지점을 특히 강조합니다.

    직업 심리학이란 사람과 일 사이의 적합성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단순히 "어떤 직업이 좋은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일할 때 오래 버티고 성장하는가"를 탐구합니다.

    그 핵심은 직업의 명칭이 아니라, 그 직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행동, 즉 동사에 있습니다.

    저도 한때 직업을 명사로만 골랐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그럴듯한 이름에 끌렸고, 막상 그 안에서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이 뭔지는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부딪혀보고 나서야 "아, 이게 아니구나"를 느꼈습니다.

    솔직히 그 시간이 조금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동사로 나를 보기 시작하면 달라지는 것

    그렇다면 직업을 동사로 본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요.

    예를 들어 "나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나는 흩어진 정보를 구조화하는 과정이 별로 힘들지 않다"는 식으로 자신을 파악하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고통의 역치(pain threshold)입니다.

    고통의 역치란 어떤 자극이나 불편함을 견딜 수 있는 개인적인 한계선을 뜻하는데, 직업 맥락에서는 "어떤 고통스러운 과정을 남들보다 덜 힘들게 견뎌내는 능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재능이란 사실 뛰어난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이기 이전에, 그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고단한 과정을 남들보다 조금 더 버텨내는 힘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버지를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이 감각을 조금은 몸으로 배운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도매상을 하셨는데, 일이 많든 적든 자기 자리를 지키셨습니다. IMF가 오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때도 흔들리지 않으셨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저분은 일 자체를 버티는 힘이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그게 단순한 근면함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에게는 성실하게 움직이는 것 자체가 남들보다 고통의 역치가 높은 동사였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무언가를 시작하면 쉽게 그만두지 않는 편입니다.

    처음에는 별로 잘하지 못해도 계속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제가 조금 더 잘하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이 꾸준함이라는 동사 안에서 제가 어떤 상황에 더 집중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포기하고 싶어지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났습니다.

    좋아하는 일보다 먼저 물어야 할 것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좋아함'의 기준을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파민(dopamine)이라는 뇌 화학물질이 있습니다.

    도파민은 새로운 자극이나 예상치 못한 보상을 받을 때 분비되어 짜릿한 쾌감을 줍니다.

    문제는 이 도파민 반응은 지속성이 짧다는 겁니다. 아무리 좋아하던 취미도 매일 반복하면 조금씩 신선함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좋아서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오히려 싫어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런 질문을 더 자주 합니다.

    1.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면 힘들어도 계속 붙잡게 되는가?
    2. 다른 사람들이 귀찮거나 지루해하는 과정인데 나는 생각보다 견딜 만한 일이 있는가?
    3.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나에게 어떻게 느껴지는가?

    이 질문들은 "무엇이 재미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오래 버틸 수 있는가"를 향해 있습니다.

    화려한 열정은 금방 식지만, 타고난 인내심은 긴 시간 동안 사람을 지탱해주는 힘이 됩니다.

    미국 심리학회(APA)의 직업 성격 연구에서도 직업 적합성에서 흥미 못지않게 인내와 자기 효능감이 중요한 요소로 꼽힙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가족을 위해 평생 성실하게 사셨지만, 정작 아버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시간을 원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성실함이라는 동사는 배우고 싶지만, 그 성실함 안에 자기 자신이 빠져 있는 삶은 따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게 제가 아버지에게 배운 것과, 앞으로 제가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것의 차이입니다.

    작은 실험으로 정체성 자본을 쌓는 법

    동사로 자신을 파악했다고 해서 당장 직업을 바꾸거나 대단한 결단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아주 작은 실험을 시작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심리학자 메그 제이(Meg Jay)는 정체성 자본(identity capital)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합니다.

    정체성 자본이란 삶을 살아가며 쌓이는 경험, 기술, 작은 배움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나만의 무형 자산입니다.

    어떤 직업을 갖느냐보다 그 직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정체성 자본을 축적하느냐가 장기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전에 했던 일이 지금 하는 일과 직접 연결되지 않아 보여도,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떤 상황에서 더 집중하고 어떤 상황에서 힘을 잃는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

    렇게 쌓인 데이터가 지금 제 판단에 조용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 시간들이 당시엔 엉뚱한 길처럼 보였는데, 지금 돌아보면 다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글 쓰는 고통을 잘 견딘다면 퇴근 후 짧은 글을 하나 써보는 것,

    정보를 정리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이 크게 힘들지 않다면 AI 도구를 활용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만들어보는 것.

    이런 로우리스크(low-risk) 실험, 즉 실패해도 잃을 것이 거의 없는 작은 시도들이 모여서 나만의 정체성 자본이 됩니다.

     

    하고 싶은 일은 갑자기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관찰하고, 시도하고,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조금씩 확인하는 과정이 쌓여야 비로소 윤곽이 잡힙니다.

    지금 당장 완벽한 직업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내가 맡은 일 안에서 내가 어떤 동사에 더 자연스럽게 반응하는지 하나씩 확인해보는 것,

    그것이 시작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Gt8sl7lfFQ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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